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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방

'자기 앞의 생' - 에밀아자르

먼저 작가에 대하여 몇마디 안 할수가 없다. "에밀아자르.." 그는 프랑스 출신의 작가였다. 이책의 끝자락의 후기에도 나오는데 지은이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아 세계저인 화재가 되었던 1975년 공쿠르상 수상작이다. 가명을 '로맹 가리'로 사용 했었는데 죽을때 쪽지에다가 자기가 '자기 앞의 생'의 작가라는 글귀를 남기고 떠나셨다고 한다. '아..~' 정말 나는 몇초동안 멍을 때릴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자기가 쓴글에 이름을 남기지 않고 있을 수가 있다는 것인가? 욕심없이 문학을 사랑한 분이였다. 심지어 그는 잘생긴 미남이다. 멋있게 생긴 옆모습 사진이 책 맨뒤에 박혀있다. 그저 묵묵히 자기의 할일을 하셨던.. 어쩌면 순수함을 간직한 분이셨을지도 모른다.

 

'자기 앞의 생' 이 작품은 주인공 모모(모하메드), 로자아줌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유태인 로자아줌마와 아랍인 모모의 만남. 뭔가 안 어울릴것 같다. 10살짜리 남자아이와 창녀출신의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늙은 유태인이라니.. 모모는 창녀가 낳아 맡겨진 아랍인 아이이다.그는 나이 또래의 아이들보다 어려서부터 똑똑했으며 무엇보다도 로자 아줌마에게 잘해주는 특별한 아이였다.

모모가 하는 행동은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스러웠다. 모모와 함께 사는 나이가 조금 어린아이들이 똥을 싸놓거나 귀찮게 구는 일들을 먼저 나서서 처리하여 로자아줌마의 걱정과 짜증을 덜어주었다. 10살짜리가 할수 있는일이 아닌걸 하는게 얼마나 기특한가. 엄마같이 여기고 자라서 인지 책 전체에서 모모의 아줌마 사랑은 끝이 없다. 하지만 불쌍하게 여겨 하는 행동일수도 있겠다. 점점 책뒤로 가면서 모모가 아줌마를 불쌍하게 여겨서인지, 엄마가 없어 모친애 행동으로 나온것 인지는 읽어보면 알 수 있겠다. ^^ 여러 이웃에서는 모모를 다들 사랑해주고 귀여워한다. 얼굴이 아마 서양인 기준에 의하면 귀여운가 보다. 중반까지는 모모가 부모없는 자식의 선입견처럼 거리를 헤매고 다니며 좀도둑질도 하고 사창가 여인들에게 귀여움을 받으며 좀 약삭빠르게 돈을 몇푼 얻는다거나 하는 행동을 볼 수 있다. 어린나이에 부모를 잃거나 아예 부모를 모르고 사는 애들은 정말 사회적응력이 빠르고, 오히려 커서 잘되는 케이스가 더 많은것 같다. 어려움속에서 강하게 자란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 들어 어쩐지 나와는 반대라 더 석연잖아 느껴졌다.

 

점점 병이 악화되는 로자아줌마는 나이든 육신과 함께 여러합병증이 찾아오게 된다. 유태인이라 나치의최고사령관인 히틀러의 초상화를 보고는 무서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과거에 강제수용소에  끌려간적이 있던 로자아줌마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유대인 지하대피실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뭔가 아무도 없는곳이나 숨을 곳을 마련해 놓고 기피하는 행동이 큰 충격으로 작용하여 로자아줌마는 그안에서 평온을 찾으려 한다. 꿈속이나 잠자다가 한밤중에 '나치'가 습격한다는 소리를 아이들이 장난으로라도 소리치면 급히 지하대피실로 도망간다. 인간에게는 자유가 있는데 그 자유앞에 무릎꿇게 되는것이 고문과 학살이다. 인간의 신체는 나약하기 때문에 정신력으로 버틴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정신력이 신체의 고통앞에 고갤 숙이는것이 당연하다.

 

마지막에는 명장면이 등장하는데 두려움앞에서 떠는 혼자인 로자아줌마를 위해 모모는 한가지 약속을 하게 된다. 떠나는길이 무섭지 않도록 그리고 로자아줌마의 마지막 유언까지 받들게 되는것이다. 강한 임팩트로 작용하는 하이라이트 부분이 마지막에 있는데.. 여기서는 묘사하지 않겠다. 직접읽어 보는것이 다 크게 와닿고 느끼는점도 다 각각 다를것이기 때문이다. ^^

 

짧지만 긴 270페이지 정도의 책을 나는 출퇴근시간을 이용하여 약 5일에 걸쳐 본 것같다. 중반이후 스토리의 흥미에 빠져 멈출수 없는 마력이 작용하게 된다. 읽는 속도도 올라가고 감정이입의 근원지가 시작되어서 여차하면 하루만에 읽는사람도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문예 세계문학선으로 나온책중 16번째 책이다. 인터넷 어디에선가 추천하는 글이 있어서 주문하여 본책이지만 나의 어릴적 감수성을 조금은 맛본 것같아 후회가 전혀 안되다. 욕심이 없는 아이들,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는 그들의 모습, 아이의 시각에서 본 어른들의 행동이나 생각들이 전해진다. 아이들앞에서는 거짓말도 바쁜행동도 욕도 절대 말아야하지 않는 이유가 그래서이다.

 

세계문학선중 다음책을 골라 또 읽도록 해보겠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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